네덜란드는 미술과 풍차, 튤립으로만 유명한 나라가 아닙니다. 도시 곳곳을 걷다 보면 다양한 거리 음식이 여행자를 유혹하며, 이 음식들이야말로 진짜 네덜란드를 느끼게 해주는 경험입니다. 특히 하링, 스트룹와플, 수제 맥주는 네덜란드의 거리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깊은 전통과 개성을 담고 있는 대표적인 먹거리입니다. 이 글에서는 네덜란드를 방문한 여행자가 꼭 경험해봐야 할 길거리 음식 세 가지를 중심으로 각각의 특징과 먹는 방법, 추천 장소까지 자세히 소개해드립니다.
하링 - 바다의 풍미가 살아있는 네덜란드식 청어
하링(Haring)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상징적인 음식 중 하나로, 단순한 거리 간식을 넘어 국민 음식에 가까운 존재입니다. 하링은 신선한 청어를 깨끗이 손질한 뒤,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생선 요리입니다. 이를 날것 그대로 양파와 피클을 곁들여 먹는 것이 전통 방식이며, 현지인들은 보통 꼬치에 꽂힌 하링을 들고 머리 위로 들어 올려 입으로 통째로 넣으며 즐깁니다. 이 독특한 먹는 방식 때문에 관광객에게는 이색적인 체험으로도 유명한데, 의외로 생선의 비린 맛이 적고 고소하며 감칠맛이 도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하링은 매년 5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Hollandse Nieuwe’라 불리는 제철 기간에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덴하흐 같은 주요 도시의 중심부나 항구 인근에는 ‘Haringkar(하링카)’라고 불리는 하링 전문 노점이 있으며, 1인분에 약 3~4유로 정도로 가성비도 좋습니다. 하링을 처음 접하는 여행자라면, 번 속에 하링과 양파, 피클을 넣은 브로치 하링(Broodje Haring)으로 가볍게 시작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스트룹와플 - 고소함과 달콤함의 조화를 담은 디저트
스트룹와플(Stroopwafel)은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전통 간식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진 디저트입니다. 얇고 바삭한 두 장의 와플 사이에 끈적한 시럽(스트룹)을 채워 넣은 이 간식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의 조화를 자랑하며, 커피나 차 위에 올려 살짝 녹여 먹는 방법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스트룹와플은 원래 18세기 후반, 고다(Gouda) 지역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며, 당시에는 베이커리에서 남은 재료를 활용해 저렴한 간식으로 팔던 것이 시초였습니다. 현재는 네덜란드 전역의 슈퍼마켓이나 베이커리, 거리 시장에서 다양한 버전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특히 마켓에서는 갓 구운 따뜻한 스트룹와플을 즉석에서 맛볼 수 있어 더욱 인기가 많습니다. 길거리에서는 대부분 1~2유로에 구매할 수 있으며, 선물용으로는 예쁜 틴케이스에 담긴 제품도 많이 판매됩니다. 최근에는 클래식 시럽 외에도 초콜릿, 헤이즐넛, 땅콩버터 등 다양한 퓨전 버전도 출시되어 젊은 여행자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고 있습니다.
맥주 - 브루어리에서 만나는 현지의 맛
네덜란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Heineken)의 본고장이자, 최근 수제 맥주 열풍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맥주 문화는 단순한 음주 문화를 넘어서, 지역 정체성과 창의성을 담은 ‘브루잉 아트’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거리에서 즐길 수 있는 맥주는 대체로 라거, 페일 에일, IPA, 스타우트 등이며, 대부분의 브루어리는 음식과 함께 페어링할 수 있는 메뉴도 함께 제공합니다. 하링처럼 짭짤한 음식에는 가벼운 라거나 산미 있는 필스너가 잘 어울리며, 스트룹와플과 함께할 경우에는 약간의 단맛이 있는 밀맥주나 벨지안 스타일의 맥주가 조화를 이룹니다. 암스테르담의 Brouwerij 't IJ, De Prael, Oedipus Brewing 등은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 있는 브루어리로, 테이스팅 메뉴는 4~6유로 선으로 저렴하며, 3~4종의 샘플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길거리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수단이 아닌, 그 나라의 문화와 삶을 체험하는 통로입니다. 신선한 청어로 만든 하링, 따뜻하고 달콤한 스트룹와플, 그리고 개성 넘치는 수제 맥주는 네덜란드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핵심 요소입니다. 여행자라면 이 세 가지 음식 조합을 꼭 경험해 보세요. 네덜란드의 거리에서 만나는 맛은 단지 먹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추억을 함께 담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