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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 도보여행: 스페인 광장, 세비야 대성당, 산타 크루스 지구

by bdmmoney 2025. 5. 8.

세비야 도보여행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중심 도시 세비야는 도보 여행자에게 참 좋은 여행지입니다. 고딕과 무데하르 양식이 공존하는 건축물, 좁고 매력적인 골목길, 광장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플라멩코의 리듬은 걷는 것만으로도 감동을 줍니다. 이 글에서는 하루 동안 세비야 도심을 도보로 즐기기 위한 루트를 소개하며, 추천 명소와 경험할 거리들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대별로 안내합니다.

스페인 광장에서 시작하는 아침 루트

세비야 도보 여행은 스페인 광장(Plaza de España)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곳은 1929년 이베로-아메리카 박람회를 위해 세워진 거대한 건축물로, 반원형 구조의 궁전과 분수, 타일 벤치, 아치형 다리가 조화를 이루며 도시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합니다. 특히 아침 햇살에 반사되는 물빛과 세비야의 문양이 새겨진 벤치는 사진 찍는 곳으로도 유명하며, 여행을 시작하는 곳으로 매우 적합합니다. 광장을 둘러보고 나면 바로 옆의 마리아 루이사 공원(Parque de María Luisa)을 산책해보세요. 나무 그늘과 정원, 분수가 어우러진 이 공원은 세비야 시민들이 아침 운동이나 휴식을 즐기는 공간입니다. 자전거 대여소도 있어 공원을 자전거로 도는 관광객도 많습니다. 도보로 광장을 빠져나와 시내 중심 방향으로 15~20분 정도 걸으면, 세비야의 상징이자 세계문화유산인 세비야 대성당으로 연결됩니다. 도보 루트 중간중간에는 카페와 빵집이 많아 커피 한 잔과 함께 아침을 여유롭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세비야 대성당과 히랄다탑 오르기

세비야 대성당(Catedral de Sevilla)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성당이며, 유럽 최대의 고딕 성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종교 건축물이 아니라 세비야의 역사와 문화, 건축의 결정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성당 내부에는 콜럼버스의 무덤이 있으며, 무데하르 양식과 고딕 양식이 어우러진 건축 디테일은 사진으로 다 담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합니다. 성당과 연결된 히랄다탑(La Giralda)은 본래 이슬람 사원의 미나렛(첨탑)이었으며, 후에 성당의 종탑으로 개조되었습니다. 계단 대신 경사로 구조로 되어 있어 천천히 걸으며 올라가기 좋습니다. 꼭대기에서는 세비야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이곳에서의 전망은 도보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입장은 사전 예약을 추천하며,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하면 더 깊이 있는 관람이 가능합니다. 성당과 히랄다탑 관람 후에는 바로 옆 골목의 카페에서 세비야 스타일의 타파스(작은 요리)와 상그리아 한 잔을 곁들이며 휴식을 취하기 좋습니다. 도보 일정의 중심이 되는 구간이므로 여유 있게 둘러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산타 크루스 지구와 플라멩코로 마무리

산타 크루스 지구(Barrio de Santa Cruz)는 중세 유럽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옛 유대인 거주지로, 하얀 벽과 화분, 좁고 복잡한 골목길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곳입니다. 지도 없이 걷는 것을 추천할 만큼 골목마다 개성 있는 작은 광장과 지역 상점, 예술품 가게, 전통 식당이 숨어 있습니다. 산타 크루스 지구는 단순히 걷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깊이가 더해집니다. 조용한 골목에서 만나는 세라믹 공방, 고풍스러운 베란다, 그리고 벽화와 꽃으로 장식된 창문들은 인생샷을 남기기에 충분한 배경이 되어줍니다. 거리를 걷다 보면 전통 플라멩코 공연을 알리는 포스터와 예약창구도 많이 보이는데, 여행 마지막 일정으로 공연 관람을 추천드립니다. ‘Casa de la Memoria’, ‘La Casa del Flamenco’와 같은 소규모 극장은 예약을 통해 정통 플라멩코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라이브 기타와 박수, 격정적인 춤이 어우러진 현장 분위기는 오직 세비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입니다. 공연 후 인근 와인 바에서 한 잔의 셰리주로 마무리하는 하루는 세비야 도보 여행의 완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비야는 차 없이도, 대중교통 없이도 깊이 있는 여행이 가능한 도시입니다. 역사와 예술, 문화가 응축된 공간들이 모두 도보 10~20분 내에 밀집해 있어 시간 대비 만족도가 높은 여행이 가능합니다. 스페인 광장에서 시작해 대성당과 히랄다탑, 산타 크루스 지구를 지나 정통 플라멩코 공연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루트는 세비야를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일정이 될 것입니다. 걷는 즐거움이 배가 되는 도시, 세비야를 두 발로 천천히 음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