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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코크 도보여행: 세인트 피니언스 대성당, 잉글리시 마켓, 리 강

by bdmmoney 2025. 5. 8.

아일랜드 남부에 위치한 코크(Cork)는 더블린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지만, 도심은 작고 아기자기해 도보 여행에 매우 적합한 도시입니다. 유럽 특유의 낭만적인 풍경과 지역 고유의 문화가 살아 있는 이곳은 단 하루만으로도 깊이 있는 여행이 가능합니다. 특히 시내 중심지에는 역사적인 건물과 활기찬 시장, 고풍스러운 거리, 예술 공간, 아름다운 강변이 밀집해 있어 별도의 교통수단 없이도 만족스러운 여행이 가능합니다. 이 글에서는 코크를 처음 찾는 여행자들을 위해 걷기 좋은 도보 루트를 제안하며, 꼭 방문해야 할 명소와 그에 얽힌 이야기, 실용적인 팁들을 함께 소개합니다.

세인트 피니언스 대성당에서 시작하기

코크 도보 여행의 시작점으로 가장 적합한 장소는 세인트 피니언스 대성당(St. Fin Barre's Cathedral)입니다. 이 고딕 양식의 성당은 19세기 후반에 윌리엄 버지스(William Burges)라는 건축가에 의해 설계되어 1879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세 개의 뾰족한 첨탑과 정교한 조각,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는 코크의 종교적, 예술적 중심지로 손색이 없습니다.

이 성당은 코크의 수호 성인인 ‘세인트 피니언’의 이름을 따 지어졌으며, 조용하면서도 위엄 있는 분위기 덕분에 여행의 시작을 차분하게 열 수 있습니다. 성당 내부는 유료 입장이지만, 중세 유럽 건축의 정수를 느낄 수 있어 건축 애호가들에게도 추천할 만합니다.

주변은 비교적 한적한 주거 지역과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아침 산책이나 조용한 시작을 원하는 이들에게 알맞습니다. 성당을 뒤로하고 시내 중심 방향으로 도보 10~15분 정도 이동하면 본격적인 코크 중심가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도중에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코크(UCC)의 고풍스러운 캠퍼스를 경유할 수도 있습니다. 이곳은 학문과 자연,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자유롭게 입장해 아름다운 교정과 갤러리를 둘러볼 수 있어 많은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잉글리시 마켓과 시내 중심가

코크의 진짜 활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은 단연 잉글리시 마켓(English Market)입니다. 18세기 후반에 문을 연 이 실내 시장은 현재도 매일 아침부터 오후까지 운영되며, 지역 주민은 물론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건물 내부는 빅토리아 시대 양식의 아치형 천장과 철제 기둥으로 되어 있어 역사적 분위기를 자아내며, 동시에 현대적인 청결과 질서가 잘 유지되고 있어 쾌적하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시장 내부에는 아일랜드 전통 식재료인 블랙푸딩, 스모크드 치즈, 신선한 생선, 다양한 베이커리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고, 테이크아웃이나 푸드코트 형태로 간단한 식사도 가능합니다. 특히 "Farmgate Cafe"는 잉글리시 마켓 위층에 위치한 유명한 카페로, 시장의 식자재를 사용한 아일랜드 전통 요리를 선보입니다.

시장을 나와 세인트 패트릭 스트리트(St. Patrick’s Street)로 이어지는 길은 코크 시내의 메인 쇼핑거리입니다. 대형 브랜드 매장과 지역 부티크, 서점, 카페가 즐비하며, 거리공연도 자주 열려 걷는 내내 활기가 넘칩니다. 이 구간은 코크에서 가장 ‘도시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낮에는 쇼핑과 구경, 저녁에는 조명 아래 낭만적인 분위기를 느끼기에 좋습니다.

리 강변 산책

도보 여행의 마지막 구간은 코크 시내를 가로지르는 리 강(River Lee)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입니다. 강 양쪽으로는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으며, 강 위로는 아기자기한 다리들이 이어져 있어 사진 명소로도 제격입니다. 특히 저녁 시간대에는 강 위로 해가 지면서 수면에 비친 시내 조명이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합니다.

리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코크 시청(Cork City Hall)의 우아한 건물과, 강 건너편에 위치한 코크 오페라 하우스(Cork Opera House), 크로크 아트센터(Crawford Art Gallery) 같은 예술공간도 만날 수 있습니다. 코크 오페라 하우스에서는 연극, 뮤지컬, 클래식 공연 등이 수시로 열리며, 크로크 아트센터는 아일랜드 현대 미술과 전통 미술작품이 함께 전시된 입장 무료의 미술관입니다.

강변 벤치에서 잠시 앉아 여유를 즐기거나,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갖는 것도 좋습니다.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강 건너편에 있는 피츠제럴드 공원(Fitzgerald Park)까지 도보로 이동해 산책과 피크닉을 즐기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이 공원은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찾는 장소로, 대형 조각상과 연못,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그리고 코크 공공박물관까지 있어 코크의 일상과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장소입니다.

 

코크는 작지만 풍성한 도시입니다. 세인트 피니언스 대성당에서 시작해, 유서 깊은 시장과 중심 거리, 그리고 강변 문화 공간까지 연결된 도보 여행 코스는 코크의 정수를 오롯이 담고 있습니다. 이 도시는 느긋한 걸음과 소소한 발견이 어우러지는 곳으로, 짧은 일정 속에서도 깊은 만족을 주는 여행지입니다. 이번 글에서 소개한 루트를 따라 하루 또는 반나절 여행을 계획해보세요. 코크는 결코 작지 않은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